[신충우 파일 231]
동물의 무늬는 생존방법이다.
얼룩말의 줄무늬가 대표적이다.
몸과 꼬리가 줄무늬이다.
착시현상을 만들고 무리지어 움직이면
시야를 혼란스럽게 해 포식자들을 경계하고
자기들은 무늬를 보고 서로를 식별한다.
그러나 포식자인
치타는 몸은 점무늬이고
꼬리는 점과 줄무늬가 혼재하며
표범은 꼬리 끝만 줄무늬이다.
자연이 스스로 선택한 무늬이다.
생명의 디자인이다.
150년전 찰스다윈이 발표한 자연선택이다.
더 오래 생존하고
더 오래 번식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마다가스카르의 도마뱀은
보호색을 가지고 있어
숲에서 구분하기 어렵다.
어떤 동물은
왜 줄무늬를 가지고 있고
어떤 동물은
왜 점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동물은
왜 무늬가 없는가?
동물의 무늬를 만들어 내는 것은
화학물질로 보면 멜라닌이다.
생명안에서 화학물질의 작용으로
무늬가 만들어 지지만
이것은 자연에서 먹고 먹히는
자연선택이 반영된 것이다.
확산과 반응의 작용이다.
영국 수학자 알랑튜링은
이것에 수학을 적용,
‘포획자 먹이방정식’을 만들었다.
영국 수학자 제임스 머레이는 이것을 발전시켜
무늬의 생성을 밝혀냈다.
무늬는 태아 때 만들어지는데
태아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코끼리는 태아에 묻혀
무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알랑튜링은 동물의 표피에 있는 무늬의 다양성에 관심을 가져 이를 수학적으로 설명하고자 시도했다. 즉 점무늬를 가진 치타, 띠무늬를 가진 얼룩말, 무늬가 없는 코끼리 같이, 얼핏 혼란스러워 보이는 다양성을 단일한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했던 것이다. 다윈의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이 거대원칙의 역할을 할 순 있겠지만 튜링은 털 색깔을 결정하는 화학물질과 억제하는 물질이 있을 거라는 가정 하에서, 이 두 물질의 반응-확산 방정식을 만들어 다양한 무늬를 설명하려 했다. 진화론의 관점으로 본다면 진화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튜링의 이러한 발상은 옥스퍼드의 수학자 제임스 머레이에 의해 구체화돼 반응-확산 방정식의 해가 태아의 크기에 따라 점무늬나 띠무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증명됐다. 2006년에는 독일 막스플랑크의 생물학자들과 수학자들의 공동연구에서 쥐의 털 색깔을 결정하는 화학물질이 발견됐고, 이 화학물질에 튜링의 반응-확산 방정식을 적용, 관찰된 털 색깔을 설명하는데 성공했다.
생명현상에 대한 수학적인 통찰과 접근이 확대된 오늘날, 수리생물학은 이제 현대수학의 한 분야로 여겨지게 됐다. 현대수학의 주요 분야인 대수기하학이 계통발생학의 문제에 사용되기도 하고 통계학적인 개념은 보편적 연구 도구로 간주된다. <한재>
'기본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3] 클릭 수에 가치가 있는 것인가? (0) | 2009.11.09 |
---|---|
[232] 토함산 일출을 보면서 (0) | 2009.11.02 |
[230] 환경(環境)과 생태(生態) (0) | 2009.10.28 |
[228] 세상 끝과의 조우 (0) | 2009.10.05 |
[227] 생태적 대자아 (0) | 2009.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