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우파일-88]

신충우(u-Corea포럼 회장)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모든 사물에 지능이 내제되고 이들이 네트워크에 의해 서로 연결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아무런 제약없이 디지털 혜택(서비스)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구현돼 국민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end to end'간 완전(all) 광대역 네트워크화 돼 모든 미디어로 100Mbps 급 이상의 초고속망을 손쉽게 이용한다.

만능 단말?소프트웨어, 무선시스템의 실현으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와 연결돼 동일한 통신 서비스 환경을 자유롭게 활용한다.

모든 사물에 지능화에 의한 상황판단능력, 이해능력 증대로 조작?컴팩트성이 향상돼 어린이로부터 고령자까지 부담없이 이용한다.

바코드와 같은 전자태그(RFID)가 모든 사물에 부착돼 사물들이 자율적으로 주변 환경을 센싱해 인간의 상황을 예측한 정보 환경이 형성된다.

모든 기기가 자율적으로 정보를 수집, 관리하는 협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언제라도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이용자 요구에 맞춘 형태로 제공한다.”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u-Corea의 모습이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2007년 u-Korea에 진입시켜 2015년까지 구현하겠다고 2004년 6월 9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능기반사회(u-코리아)’구축 전략을 보고한바 있다.

정통부는 이와 함께??IT839??전략관련 각종 서비스가 초기 시장형성단계에서 본격적인 상용화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 이에 대응한 IT839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키로 하는 등 제 2기 IT839 전략수립에 착수했다. 2004년 발표한 IT839 전략은 종래 선진국 추격형 발전전략에서 탈피, 핵심기술과 국제표준 선점을 통해 유비쿼터스 시대의 글로벌 IT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대해 벌써부터 외국 언론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송도 신도시는 그 곳에 사는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보이고 모든 정보가 유통되는 첨단 기술의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2005년 10월 6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부동산개발회사인 게일과 포스코건설이 건설할 송도 신도시에서는 쓰레기 재생 시설마다 무선 주파수로 신원을 파악하는 장치가 붙어 있어 누가 어디서 콜라 캔을 재생기에 집어넣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유비쿼터스 컴퓨터 시스템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개념으로 이해돼 이런 도시를 건설할 수 없지만 한국은 그런 골치 아픈 문제는 제쳐놓고 빨리 앞서감으로써 신기원을 이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민자 개발사업으로 오는 2014년 완료될 예정이다.

“앞으로 10년 후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나”는 것이 기업들의 고민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써는 수출만이 살길인데 현재의 수출품으로는 5~10년 정도 밖에 버틸 수 없다. 그 후가 문제다. 대안으로 유비쿼터스(Ubiquitous)가 부각되고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10년 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성장동력으로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와 IT?BT?NT 융합 기술 등 30여가지 기술을 꼽고 있다. 2005년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서상기 의원(한나라당)이 21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출연연들은 10년 후 성장동력으로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술, 차세대 전지 및 디스플레이 등을 꼽았다.

기관별로 보면 우선 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차세대 전지 및 디스플레이와 함께 네트워크 기반의 휴머노이드 제작 기술을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꼽았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IT?BT?NT 융합 기술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술 △차세대 PC 기술 등을 선정했다. BT 분야에선 생명공학연구원(KRIBB)이 차세대 산업 판도를 바꿀 미래 기술로 바이오 신약과 바이오 장기, 융합생명공학을 꼽아 ETRI나 기계연구원(KIMM)과 함께 IT?BT?NT의 융합화가 시대적 조류가 될 것임을 보여줬다.

“비행기, 잠수함, 지하철 등 어떤 교통수단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개인용컴퓨터(PC)가 있고 인터넷만 되면 그곳이 바로 사무실입니다.” “움직이는 휴대전화 속에 내 사무실이 들어 있습니다.”

인터넷에 이어 유비쿼터스 물결이 밀어닥치면서 전 세계가 공간이나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동시에 연결되는 단일 생활권에 묶이고 있다. 또 교통수단이나 위치에 제한받지 않는 무한경쟁 비즈니스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 흐름이 물류와 환경?교통 등 사회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산업수요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상품에 바코드 대신 부착, 무인창고시스템과 자동계산시스템에 활용하는 RFID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조사기관인 가트너 그룹은 2004년 초 세계 RFID시장이 매년 급성장, 오는 2010년쯤 시장규모가 768억달러(88조3,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에서는 도서관 사서란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 2004년 5월 문을 연 미국 시애틀市 중앙도서관이 예고편이다. 이 도서관에는 사서가 따로 없다. 드넓은 도서관에 이용객들만 있을 뿐이다. 대출과 반납을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처리하는 무인도서관 시스템을 구축한 때문이다. 이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라는 ‘극소형 전자태그’가 나타나며 가능해졌다.

MS사 빌 게이츠 회장 등 세계 산업계 거물들은 ‘유비쿼터스 물결이 향후 20~30년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예언은 적중했다. 미국?일본?중국?EU 등은 새 흐름의 주도권 확보에 국가 사활을 걸고 있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원래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신(神)이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이다. IT(정보기술)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미국의 마크 와이저 박사가 “기술이 배경으로 사라진다.”고 주장하며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이란 말을 사용하면서부터다.

와이저 박사는 당시 전문지 기고 논문 <21세기를 위한 컴퓨터>을 통해 “복잡한 컴퓨터가 미래에는 소형화되면서 사물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이 컴퓨터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전기모터가 소형화되면서 자동차와 카세트플레이어 속에 들어가 사람들이 모터의 존재를 느끼지 않고도 모터의 혜택을 입는 것과 같은 이치다. 컴퓨터 기술이 일상생활 속에 녹아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PC 혁명의 기수인 MS사 빌 게이츠 회장은 2002년 이코노미스트지 기고문 <사라지는 컴퓨터>에서 “2010년쯤 우리는 수많은 컴퓨터에 둘러싸일 것이지만 우리는 이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활 속의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눈에 보이지 않는 컴퓨팅(Invisible Computing)’ ‘끊김없는 컴퓨팅(Seamless Computing)’ 등 여러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영화 아일랜드에서 복제인간 링컨 6-에코(이완 맥그리거 역)는 지하 속 완전한 인공 환경에서 살아간다. 언젠가 추첨에 당첨되어 환상의 섬 아일랜드로 가는 날을 기다리면서(사실은 자신의 장기를 내놓고 죽는 날이다). 링컨 6-에코가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뜨자 벽에 내장된 컴퓨터는 그가 간밤에 꾼 꿈을 분석한 결과와 그에 대한 조치사항을 알려준다. 또한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자마자 컴퓨터는 링컨 6-에코의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그에게 적합한 식단을 결정하여 식당에 통보한다.”

이 대목에서 관람객들은 탄성을 뱉어낸다. 이 영화에서 링컨 6-에코가 사용하는 침대와 변기가 바로 우리가 관심을 갖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첫째, 네트워크에 접속되어야 한다. 둘째, 컴퓨터는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 셋쩨, 현실세계 어디서나 컴퓨터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즉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어느 곳에나 컴퓨터를 설치,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유비쿼터스를 구현하려면 다음과 같은 기본 기술이 필요하다. 첫째, 기초기술로 인증과 시큐리티(보안)가 필요하다. 어디서든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가장 필요한 기술이다. 사용자가 누구인지 컴퓨터를 통해 내가 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인식을 시켜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늘어나는 정보에 따라 이를 지키기 위한 보안 기술은 필수적이다. 지금 보다 훨씬 더 정밀한 보안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하드웨어 기술이다. 누구라도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휴먼 인터페이스 기술이 필요하다. 이는 사람에게 친근한 형태로 출력을 해주고(음성, 이미지, 데이터, 화면, 지면) 입력 역시 손쉬운 방법으로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음성, 필기 등). 또한 네트워크상에서 정보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기술과 모바일 기기의 전원을 공급하는 전지 기술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액세스 기술이 필요하다. 하드웨어를 네트워크에 연결해서 자유롭게 사용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네트워크는 물리적으로 하드웨어와 하드웨어를 연결시켜 준다. 유선과 무선으로 나누어지는데 데이터의 전송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져 4G 모바일인 경우 100Mbps(하향)/ 40Mbps(상향)가 되어 고화질 동영상을 포함한 데이터가 무리 없이 소통될 수 있다.

넷째, 어플리케이션 기술이 필요하다. 하드웨어와 네트워크가 되었다면 그 안에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윈도 상에서 오피스와 한글을 쓰듯이 유비쿼터스 기기안에서도 www, java, wap, wipi, xml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인터넷 물결은 이제 ‘1990년대 구세대 흐름의 맨 끝줄기, 과거 한 때의 유행어’로 전락하고 있다. 유비쿼터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새로운 물결의 중심에 자리 잡고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유비쿼터스’는 통신?반도체?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에서 축적돼 온 첨단기술이 표준화되고 저렴해지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첨단 기술의 혜택을 값싸고 쉽게 누리게 되는 흐름을 뜻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크기가 손톱보다 작게 줄어들고 값싸지면서, 전화기?책?우유팩 등 생활용품 속으로 파고들어가고 있다. 또 컴퓨터와 컴퓨터를 이어주는 케이블도 사라지고 있다. 개별 물건들도 내장된 칩이 인터넷이나 이동통신망에 연결돼 똑똑한 지능을 발휘하며 사람의 역할을 대신한다. 곳곳에서 사람의 손이 필요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비쿼터스는 값비싼 첨단 기술을 대중 속으로 파고들게 한다. 가격혁명이 가능하게 된 때문. 70만~80만원짜리 휴대전화기 한 대에 TV?오디오세트?캠코더?디지털 카메라?녹음기?게임기 등 수십만원짜리 고가 가전기능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 이를 하나씩 모두 사려면 수백만원이 넘게 들지만, 유비쿼터스 혁명으로 70만~80만원하는 휴대전화 하나에 모든 기능을 담을 수 있다.

산업화과정에서는 제조기술을 주도한 국가가 번영했다. 인터넷 시대에서는 컴퓨터와 통신 어느 한 분야에서만 강해도 일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시대는 컴퓨터와 통신분야 모두 동시에 강한 국가와 기업만이 일류가 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충격은 반도체?휴대전화?가전?통신 등 주요 정보통신 산업계에 새로운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 작고, 더 똑똑하고, 더 싼’ 첨단 제품?기술 없이는 세계 시장에 발을 디딜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컴퓨터, 정보통신 업체들은 벌써 상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인텔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명함크기 컴퓨터인 ‘퍼스널 서버(Personal Server)’를, 자이버넷사는 ‘입는 PC(Wearable PC)’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의 메모리 용량을 PC 하드디스크 용량만큼 높이는 대용량 메모리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회사?유통?축산업체들은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 물류비용을 절반 값으로 줄이고, 광우병?환경폐기물을 추적하고 있다. 월마트를 비롯, 베네통?질레트 등은 RFID시스템을 이용, 무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총력전이다. 물류비 싸움에서 기업 사활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

기업뿐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市는 병원 폐기물을 추적하는 새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RFID기술을 활용해 기존 물류시스템을 완전히 바꾸고 또 폐기물 처리를 한 눈에 파악하고 불법 폐기물의 환경오염을 완전 차단하려는 시도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독일 로즈너사가 개발한 MP3플레이어 의류는 옷을 입고 다니면서 디지털 음악을 언제 어디서든지 들을 수 있다. 노키아 등은 블루투스(Bluetooth)라는 무선기술을 개발, 휴대전화 혁명을 시도하고 있다. 본격 적용되면 휴대전화가 걸려 와도 휴대전화를 주머니에서 꺼낼 필요가 없다. 그저 말만 주고받으면 된다.

유비쿼터스 흐름 덕분에 TV?홈시어터?전화 등 가전제품들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케이블은 앞으로 2~3년 안에 전력선을 제외하고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TV와 PC, PC와 냉장고 등 모든 기기들이 무선으로 연결돼 서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유비쿼터스 물류혁명은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 특히 일본은 RFID와 같은 유비쿼터스 기술의 상용화에서 세계적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RFID는 유비쿼터스를 실현시키는 핵심이다.

최근 일본 YRP유비쿼터스 연구소가 선보인 RFID 칩은 크기가 0.4㎜에 불과하지만, 2,000자의 정보를 담아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일본에서 RFID 칩을 이용한 연구프로젝트만 100개가 넘는다.

일본이 RFID 분야에 적극적인 것은 ‘잃어버린 10년’을 유비쿼터스 흐름에서 되찾겠다는 의욕 때문이다. 일본 정부를 비롯해 산업계?학계 등은 똘똘 뭉쳐 RFID 표준화와 부품?소재 개발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유비쿼터스 기술은 개인 일상사는 물론 쇼핑습관마저 완전히 바꿀 태세다. 예를 들어 냉장고는 RFID리더(reader)를 통해 부족한 식품을 알아내 인터넷을 통해 자동 주문한다. 수퍼마켓의 계산대 앞에서 굳이 지갑을 열고 현금이나 카드를 꺼낼 필요도 없다.

RFID는 1m 이내 무선으로 다량의 정보를 동시에 읽을 수 있다. 사람 손은 아예 불필요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맥카런(McCarran) 공항은 2004년 RFID 시스템을 첫 도입했다. 예상대로 수하물 분실률이 낮아지고, 화물처리 인건비가 크게 줄어들었다. 바코드가 아닌 RFID의 승리였다.

RFID 리더기는 수하물을 자동으로 행선지 비행기로 분류해주는 일을 정확하게 처리했다. 국내 아시아나 항공도 김포~제주 구간에 이 시스템을 2004년말 시범 설치했다.

물류비용 절감이 절실한 유통업계는 RFID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월마트는 RFID시스템을 갖춘 창고를 설치하고, 전 세계 제품 공급 업체들에 2005년까지 RFID칩 장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를 보유한 신세계 계열은 서울 구로 디지털 산업단지 안에 ‘미래형 매장’을 2004년 7월 설치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유비쿼터스 컴퓨터 환경이 먼저 구현될 나라는 한국”이라는 말로 한국의 IT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

오라클, 모토로라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최근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설하거나 증설하려 하고 있다. 해외 IT기업들의 이 같은 투자계획 발표는 국내 이동통신과 RFID 등 첨단 기술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신뢰도를 반영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기업들은 세계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해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고 우수 기술을 보유한 지역을 근거지로 삼겠다는 취지여서, 우리나라의 첨단기술 인큐베이터 역할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라클 아태지역 총괄 키스 버지(Keith Budge) 부사장은 2005년 10월 6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연말 연구?개발센터와 관련된 공식발표를 연말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주목하는 것은 정통부의 IT839 전략과 관련한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RFID 및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분야다. 이에 앞서 모토로라도 지난 10월 5일 한국에 연구개발 센터를 추가로 설립키로 하는 업무협약을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체결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모토로라측은 이번에 설립될 모토로라 R&D센터에 대해 RFID 응용기술과 모바일 지불결재와 관련된 이동통신 기술, 그리고 사물의 가시화 해결(asset visibility solution) 기술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연구 기관 및 여러 대학들과 협력 연구를 통해 공동 표준화 규격 및 기술 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모토로라는 소개했다.

초고속인터넷망과 휴대전화 제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유비쿼터스 흐름을 잘 탈 경우 21세기의 일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혁명에서 축적한 ‘e코리아(e-Korea)’의 명성을 ‘u코리아(u-Korea)’로 승화시켜야 할 때다. 인터넷강국으로 세계무대에 우뚝 선 한국이 이제 유비쿼터스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정부는 “유비쿼터스 산업은 10년 후 한국산업을 선도할 동력”이라며 2004년 6월 9일 ‘지능기반사회(u-코리아)’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은 “인공장기에 부착할 수 있는 극소형 바이오칩과 같은 유비쿼터스 산업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04년 9월 세계 최초로 60나노 기술의 8기가비트(Gb) 플래시메모리와 80나노 2기가비트(Gb) D램을 개발, ‘유비쿼터스 혁명’을 앞당기게 됐다.

생활 속에서의 모바일 혁명이 앞당겨진다. 8기가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소비자들은 16기가바이트(GB)급 메모리카드 형태로 만나게 된다. 가로 4.3㎝, 세로 3.6㎝의 명함 절반 크기에 두께는 3.3㎜에 불과한 이 메모리카드에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단행본 서적 2만권이다.

플래시메모리가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디지털 캠코더, 초소형 저장장치인 USB드라이브 등의 휴대용 제품의 주 저장장치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제품에 향후 엄청난 부가기능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2기가 D램반도체는 당장은 초고속 대용량 서버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4세대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게 되면, 이들 제품에서 막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해주는 장치로 D램이 활용될 전망이다.

60나노란 반도체 칩의 회로선폭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것이 좁을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첨단기술이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선 인텔이 2006년 초에야 65나노를 제품에 적용할 예정이고, 인피니온?마이크론 등은 아직 90나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에도 유비쿼터스 기능을 부가했다. 탤런트 문근영이 TV광고에 나와??손떼고 즐기자??라는 카피로 휴대폰을 선전하듯이 블루투스기능을 도입, 유비쿼터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기능이 채용된 모델은 애니콜 블루투스(SPH-V6900).

KT 이용경 사장은 2004년 8월 ‘미래전략’을 발표하면서 폭탄선언을 했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지속해온 KT의 안정기조 원칙을 버리고, 벤처기업처럼 새로운 시장개척에 과감하게 나서겠다는 의지를 ‘비행기’론에 담았다.

이 사장은 구체적으로 매년 3조원씩 2010년까지 모두 18조원을 투자, 디지털콘텐츠 등 미래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밝혔다. 특히 RFID(전자태그) 등 유비쿼터스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창사 이래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사장도 이날 스스로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성장률이 1.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KT의 미래를 이끌고 갈 성장동력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 사장이 꿈꾸는 미래의 KT는 ‘u-KT(유비쿼터스-KT)’다. 신(新) 성장동력으로 ‘유비쿼터스’ 산업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5대 핵심 사업(차세대이동통신?홈네트워킹?미디어?IT서비스?디지털콘텐츠)과 RFID, 텔레매틱스 등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기술에 집중 투자하게 된다.

‘유비쿼터스 행정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부산 등 자치단체들의 ‘유비쿼터스 시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자치구들도 휴대전화·PDA(개인휴대단말기) 등 이동성 통신수단을 통한 민원 행정 서비스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선두에 나선 것은 서울 강남구. 강남구는 ‘u-강남’ 구현을 목표로 2005년 4월 21일부터 휴대전화, PDA 등으로 민원을 신청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민원발급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5월부터 4개월간 2차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앞으로 강남구민들은 인터넷 과외방송을 휴대전화로 시청하고, 무선포털을 통해 강남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관내 독거노인의 위치나 응급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과, 거주자 우선주차제를 실현할 수 있는 무인주차관리시스템의 도입도 검토 중이다. ‘유비쿼터스 민원발급 서비스’인터넷은 물론, 휴대폰이나 PDA, 음성인식 ARS 등을 통해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유?무선 사이트에 접속한 뒤 일정한 절차에 따라 민원서류를 신청하면 원하는 프린터나 팩스, 무인민원발급기는 물론, 이메일로도 서류를 발급해 준다. 강남구청측은 “관공서에서 민원서류를 이 같은 체제로 발급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며 “정부의 ‘u-코리아’ 정책을 최초로 실용화한 것으로, 전국적으로도 이 기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구들도 유비쿼터스 시티 건설에 동참하고 있다. 은평, 종로, 성동, 중랑, 강북, 동작, 도봉, 노원구 등은 호적처리결과, 전세자금승인여부와 지급시기, 주민등록증 교부날짜 등 각종 민원처리 결과를 구민들이 원하는 경우 휴대전화로 전송해주고 있다. 서대문·양천구 등 나머지 구청들도 시행을 서두르고 있어 2005년 안으로 서울시내 대부분의 구에서 민원 처리결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유비쿼터스는 장밋빛 환상만을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한 역기능과 대책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첫 번째가 사생활 침해에 대한 고려이다. 두 번째는 소외계층과의 부조화문제이다. 세 번째는 불법 음란물 콘텐츠에 대한 우려이다. 네 번째는 심화되고 있는 국가간 정보화 격차이다. 다섯 번째는 보안 등 시스템 자체의 취약성에 대한 문제이다.

유비쿼터스는 누가 구현해야 하나. 국가 기업 일반 국민 등 각 주체 모두가 해당된다. 기업은 유비쿼터스를 기업 경영의 목표로 내세우며 유비쿼터스 인프라나 유비쿼터스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정부가 하는 것은 유비쿼터스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큰 틀을 잡고, 목표를 제시해야한다. 특히 유비쿼터스 흐름에 맞추어 기업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일반 사람들이 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홍보와 계몽도 해야 한다. 국민들은 유비쿼터스적인 사고를 가지고 이를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유비쿼터스 인프라 구축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교육과 보급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유비쿼터스 산업을 육성하려면 핵심 기술들이 많이 필요한데 대부분 외국 기업들이 이를 장악하고 있다.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IT강국이다. 초고속인터넷 가구당 보급률(71%)은 세계 최고다. 또 인터넷 이용자도 3,067만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이다. 그러나 기반 또는 핵심 기술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 기업들은 해마다 외국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대거 수입하고 있고, 또 막대한 로열티를 물고 있다. 특히 1990년대에는 인터넷 사회(e-Korea)를 추진하면서 외국의 핵심기술에 크게 의존했었다. 이에 따라 ‘유비쿼터스 사회(u-Korea)’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 시장이 초일류기업들의 핵심 공략대상이 되고 있다

유비쿼터스는 산업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또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히 서두르기만 하면 또다시 외국기업만 살찌우게 할 수도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유비쿼더스산업을 추진하자.

유비쿼터스의 최대 과제는 보안이다. 보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으면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유비쿼터스의 상징인 휴대전화에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보안 없는 표준화는 재앙이다.

유비쿼터스 다음시대는 어떤 사회일까? 유비쿼터스시대가 성숙되면 웨어러블 컴퓨팅에 의해 컴퓨터가 인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웨어러블 컴퓨팅(Wearable Computing)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정보의 발신?수신?저장?처리가 가능하게 한다. 이에 그동안 동반적인 발전을 해온 바이오기술(BT)과 본격적으로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쯤 되면 산업시대가 정보시대에 밀려났듯 정보시대도 바이오시대에 밀려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BT)와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IT)은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의 두 스타.

황 교수는 2005년 5월 환자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했고 8월에는 세계 최초의 복제개 ‘스너피’를 탄생시켰다. 황 사장도 2005년 9월 12일 세계 최초로 16Gb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발표해 반도체 용량이 1년에 2배로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6년째 증명했다.

이들은 2005년 9월 22일 모교인 서울대에서 만나 서로의 연구팀이 앞으로 두 차례 이상 자리를 함께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난상토론)’을 하는 시간을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세계 최고의 BT와 IT 연구팀이 모인 ‘드림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황 교수는 “서로가 상대 기술을 잘 모르지만 다른 재료가 모여 비빔밥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되듯 굉장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연구팀이 만나 한국의 미래를 그려 보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 역시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며 “반도체 연구팀에는 ‘IT와 BT의 융합’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생길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두 연구팀은 조만간 경기 용인시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황 교수의 연구용 농장에서 차례로 모임을 가진 뒤 필요하면 만남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두 사람은 IT와 BT가 결합하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같은 난치병의 치료에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가까운 미래에 에이즈를 치료하는 데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줄기세포로 만든 면역세포가 몸속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주치의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보내야 하는데 이것은 IT가 없으면 현실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사장은 “인체에 들어가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저장하는 칩은 이미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며 “칩을 움직이는 마이크로 로봇 기술과 원격조종하는 무선통신 기술도 개발됐기 때문에 황 교수의 꿈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53년생으로 52세 동갑내기인 두 거장의 활약은 2005년 유난히 두드러졌다. 팍팍한 현실로 지친 한국인들에게 자부심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두 사람. ‘투 황의 협력’이 낳을 시너지가 기대된다.


Posted by 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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