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우 파일 271]


2011년 10월 6일, 애플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스티브 잡스가세상을 떠났다. 향년 56세. IT 혁명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시대를 함께 했던한국의 IT기자 1세대로서 삼가 조의를 표한다. <한국정보통신기자협회 초대회장 한재 신충우>


- 파란만장한 삶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 최대 IT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스티브 잡스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우직하게 갈망하십시오. 저 자신은 늘 그렇게 살기를 바랐습니다.” 그가 2005년 행한 스탠포드 졸업 연설이다.잡스는 태어난 직후 가난한 노동자 부부에게 입양된다. 명문대에 진학했지만 비싼 학비를 부담할 수 없어 한학기 만에 자퇴하고 만다. 스무살 때 집 차고에서 세운 애플, 매킨토시가 성공하면서 그도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패기만만한 20대 사장 잡스에겐 독선적이고 오만하다는 비판이 뒤따랐고 결국 자기 회사에서 해고된다. 그러나 좌절은 잠시였을 뿐, 그는 픽사를 세워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을 선보였고 11년 뒤 애플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그가 마술처럼 새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전세계는 열광했다. 하지만 건강 문제는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불운과 실패,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은 그의 열정적인 삶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


- 혁신의 귀재

“우리의 맥 컴퓨터는 아름다운 글자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가 되었습니다. 윈도즈는 맥 컴퓨터를 단지 베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맥 컴퓨터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떤 개인용 컴퓨터도 그런 아름다운 서체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그는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전화기를 개발한 그레이엄 벨에 비견된다. 기업가이자 발명가로서 그가 내놓은 제품들은 이 시대 IT혁명을 이끌었다. 1976년 애플1을 시작으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이끌었고, 특히 1983년부터 컴퓨터에 탑재한 그래픽 운영체계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컴퓨터와 터치폰에 사용되고 있다. 쉽게,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인간을 연구한 잡스의 발상이다. 개발자와 수익을 나누는 앱스토어는 새로운 이익 분배 모델이 됐고 음악과 영화를 간편하게 내려받는 아이튠스 스토어는 불법 내려받기를 없애는데 일조했다. 잡스 최고의 개발품으로 꼽히는 아이폰은 2007년 출시돼 휴대전화의 개념 자체를 뒤흔들며 전세계 it업계의 판도를 바꿔놨다. 잡스는 정규 기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300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70억 달러의 유산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고 IT 기업을 이끌었지만 연봉은 단돈 1달러에 불과했다. 잡스는 애플 복귀부터 지난 8월 CEO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만 14년간 애플에서 매년 1달러, 총 14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스톡옵션도 받지 않았다.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남긴 유산이 7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언장의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월 5일(현지시간) 현재 디즈니 지분과 애플 주식 등을 포함한 잡스의 자산이 67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잡스는 44억달러로 평가되는 디즈니 지분 7.4%(1억3,800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1997년 애플 복귀 이후 계속 갖고 있는 애플 주식 550만주는 21억달러 규모다. 또 2006년 이후 디즈니로부터 배당금(세전)으로 2억4,200만달러를 받았다.

- 이후 모바일 시장

이미 지난 8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창업주 잡스의 사망이 애플에게 큰 타격임은 분명하다. 10월 5일 발표된 아이폰4S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평가는 애플의 경쟁력 약화가 벌써 나타난 결과라는 진단도 나온다. 잡스가 사망 이전에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애플의 창의성과 혁신성에 둔화를 가져왔다. 잡스 없는 애플이 혁신을 주도하지 못한다면 삼성과 엘지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4세대 LTE폰을 앞세워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추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의 경쟁력이 단기간에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빌 게이츠 퇴진 이후 혁신을 선도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IT 강자로 남아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그 구도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참고자료]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의 주요 내용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당신의 미래로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당신은 스스로의 용기, 운명, 삶, 인연을 믿어야 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저는 좌절하지 않았고 제 삶은 바뀌었습니다.)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And most important,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They somehow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 to become.(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분의 가슴과 영감은 여러분이 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있습니다.)


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 It is Life`s change agent. It clears out the old to make way for the new. Right now the new is you, but someday not too long from now, you will gradually become the old and be cleared away.(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입니다. 죽음은 삶을 변화시킵니다. 새로운 것이 오래된 것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새로움이란 자리에 있습니다. 머지않아 여러분도 늙으면 새로운 세대에 자리를 물려줘야 합니다.)


<출처 : 매일경제 http://news.mk.co.kr 2011-10-06>


Posted by 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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