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 신충우 파일 295
“웹 망원경은
우리를 우주가 시작하는 바로
그 시점으로 데려갈 타임머신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의 빌 넬슨 국장의 말이다.
과학적으로
우주탄생의 비밀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관측되는 우주 팽창 속도는
1메가파섹당 초속 68~74km다.
즉 관찰자로부터 1메가파섹(326만 광년) 떨어져있는 물체는
약 초속 70km의 속도로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이다.
관찰자로부터
먼 물체일수록 더 빨리 멀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우주 전체가 팽창하기 때문이며
지구에서뿐 아니라 어디에서든 마찬가지다
우주가 계속해 팽창하고 있으므로
그 과정을 역으로 되짚어 가면
‘최초의 순간’에 대한 비밀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가 말하는 ‘그 시점’의 의미이다.
1927년 벨기에의 조르주 르메트르가
최초로 주장한 빅뱅 우주론이 이것으로
137억 년 전의 대폭발을 시작으로
우주가 탄생하게 됐다는 이론이다.
제임스웹은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 형태로 이어 붙여
주경의 지름이 6.5m로 허블(2.4m)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이다.

‘우주 주차장’에 펼쳐질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사진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뉴시스
약 100억달러, 우리 돈 11조8천500억원이 투입된
웹 망원경은 이론적으로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에서 날아다니는
호박벌의 열을 감지할 수 있으며
허블 망원경보다 성능이 100배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벌집 모양의 초대형 거울이
우주 공간의 미세한 빛을 포착할 수 있고
적외선 탐지에 특화돼
우주 먼지와 가스를 뚫고 물체를 관측할 수 있다.
웹 망원경은 빅뱅 이후
약 3억 년 밖에 흐르지 않은 135억 년 전 초기
우주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은하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고 은하의 분포를 파악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계행성 대기의 구성 성분을 분석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인지도 파악할 수 있어,
기존 망원경의 한계로 미뤄뒀던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며
아폴로 우주선의 달착륙처럼
우주에 대한 이해를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사는 이번 우주망원경을
1960년대 미국의 달 착륙 계획을 추진한
제임스 웹 나사 국장의 이름을 따 명명했다.
웹 망원경은 우주의 주차장이라 불리는
‘라그랑주 점’에 주차에 활동한다.
라그랑주 점은
지구와 태양이 중력 균형을 이루는
약 161만 km지점으로
달보다 네 배 가량 떨어진 공전 궤도이다.

태양-지구 체제에 관련된 라그랑주 점 도형
<그림 출처>NASA/나우뉴스
라그랑주 점이란 한마디로
서로 중력으로 묶여 운동하는 천체들 간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어 중력이 0이 되는 지점을 일컫는다.
예컨대, 태양-지구 체제의 라그랑주 점은
태양과 지구를 잇는 직선상의 3점과
또 두 천체와 정삼각형을 이루는 2점에서 중력이 0이 된다.
라그랑주 점은
18세기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루이 라그랑주가
삼체문제를 풀다가 발견했다.
라그랑주는 세 물체 가운데 하나가 다른 두 물체보다 매우 가벼울 때
이 가벼운 물체가 어떤 궤도를 지니는지 계산하였고
이를 통해 특정한 점에서는 이 가벼운 제3의 물체가
다른 두 물체에 대해
상대적으로 정지해 있는 궤도를 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능가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난 12월 25일 오전 9시 20분쯤(현지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인근 유럽우주국 발사장에서
아리안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을 실고 발사되는 아리안5호
<사진 출처>AFP/한국경제
제임스 웹 망원경은 발사 27분 뒤
대기권 밖에서 로켓과 성공적으로 분리됐으며
앞으로 보름에 걸쳐
태양 빛 차광막과 주경을 펼치는 등의 걸쳐
우주전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테니스코트 크기의 태양 빛 차광막과
종이처럼 접힌 지름 6.5m 주경을 펼치는 등
매우 난해한 우주 전개를 무사히 마무리해야 한다.
우주 전개 이후 2주간 더 비행해
‘우주 주차장’ 제2라그랑주점 궤도에 진입한 뒤,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한다.
웹 망원경은 성운과 먼지를 뚫고
우주 끝에 있는 1세대 별과 은하,
태양계 밖 외계행성 등을 관측할 계획이다.
근적외선과 중적외선으로
우주 곳곳을 들여다본 첫 관측 결과를
6개월쯤 뒤 지구로 송신할 예정이다.
우주의 팽창 때문에
물체가 멀리 떨어질수록
빛은 적외선으로 변경된다.
이것이 우주 관측에
적외선 망원경이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1989년 첫 개념이 제시된 뒤
32년 만에 꿈을 이루게 된 것이 사업이다.
웹 망원경은 최대 10년간 활동하지만
워낙 먼 우주에 자리를 잡아
개보수가 거의 불가능한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우주 끝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을 통해
과연 우주 탄생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계기가 마련될지에
인류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주는 과거에 주로 종교의 영역이었으나
과학의 영역이 우주로 확대되면 될수록
종교의 영역은 더욱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2010년 <위대한 설계>에서
우주가 존재하게 된 것은
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물리법칙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과학저술가 자연경 신충우>
이글루스 등재 : 2021/12/28
티스토리 이전 : 202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