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우 파일 265]

문제의 블로거는 ‘파워 블로거’가 아니라 상업적인 ‘브로커’였다. 고료나 수수료를 받은 사실을 숨긴 채, 특정 제품에 대한 긍정적 리뷰를 쓰거나 공동구매를 독려한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150만 회원을 둔 파워 블로거 H씨는 안전성에 문제 있는 상품의 공동구매를 알선하고 2억여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 이를 계기로 일부 유명 블로거들의 도덕 불감증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1인 미디어 블로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절실하다. 파워블로거(Power Bloger)란 방문자 수가 많고 댓글도 많이 달리는 등 호응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업체들이 해마다 블로거 중 상위 0.01~0.1% 이내에서 파워블로거를 선정한다. 이들은 고정 독자층을 형성해 1인 미디어로 활동한다. 인터넷 여론 지배력 때문에 기업들의 ‘입소문 마케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기업 마케팅이 본격화한 건 3~4년 전이다. 유명 블로거들의 막강한 영향력에 눈 뜬 기업들이 이들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거나 대량 판매를 시도하기 시작한 것. 전문 업체도 여럿 생겼다. 대기업들까지 나서 블로거에 제품을 기증하거나 일종의 원고료를 지급하고 신제품에 대한 긍정적 리뷰를 부탁하는 일이 관행화됐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나 블로거들이 이 같은 지원 사실을 감춘 채 마치 자발적 선택인양 긍정적 리뷰를 반복적으로 게재하고 있는 점이다. 자동차 분야 파워블로거 K씨는 지난달 말 블로거들의 수익을 공개했다. 그는 “이런 구전 마케팅에 많이 참여한다면 한 달에 200만~300만원은 쉽게 벌 수 있다”며 “이런 블로거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밝혔다. 포털 업체들이 유명 블로거로 인정해 선정하는 파워 블로거만 한해 수천여 명. 블로그들은 특히 유통망과 광고 채널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마케팅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포털 업체들에 대해 책임론까지 일고 있다. 블로거들의 자성과 함께 부도덕한 ‘브로커’를 찾아내는 포털 업체들의 노력이 요구된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7월 13일 ‘추천ㆍ보증 등에 관한 표시ㆍ광고 심사지침’을 개정, 파워 블로거 등의 기만적 추천ㆍ보증행위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파워블로거 등이 광고주로부터 현금이나 해당제품 등 경제적 대가를 받고 추천글 등을 게재할 경우 이를 공개하지 않으면 광고주가 제재를 받게 된다. <한재>

Posted by 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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