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우 파일 148]
하나와 하나가 합치면 둘 이상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시너지(Synergy)’라는 것인데 IT 분야에서도 이러한 시너지가 활발하게 일어났다. 두 가지 기술이 만나서 그 이상의 파괴력을 낸 것이다. 미국 IT 전문지 PC월드 최신호에서는 ‘세상을 바꾼 10가지 기술결합(The 10 Most Disruptive Technology Combinations)’이라는 제목으로 이러한 시너지를 낸 10가지의 기술결합 사례를 소개했다. <매경이코노미>
1, 휴대폰 + 무선인터넷
휴대폰의 등장 이후 우리들은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휴대폰과 결합한 무선인터넷 기능은 통화뿐 아니라 이메일과 인터넷 접속 등도 가능하게 했다.
미국, 유럽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림(RIM)사의 블랙베리 전화기는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이를 전송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도 기업체 웹메일 서버에 접속해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고 올해 출시될 예정인 구글폰은 인터넷 접속이 획기적으로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 블랙잭과 같은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접속과 이메일 확인 등 무선인터넷 기능을 제공해준다. 일반 휴대폰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네이트와 매직엔 기능도 무선인터넷의 하나다.
2, 웹 + 그래픽브라우저
1991년 ‘월드와이드웹(WWW)’이 개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세계에 들어서게 됐다.
웹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쇼핑을 즐길 수도 있었지만 사용방법은 고약할 정도로 어려웠다. 다양한 명령어는 기본이고 이를 알지 못할 경우에는 ‘미로’ 같은 공간에서 헤매기 일쑤였다.
이를 해결한 것이 인터넷익스플로러와 넷스케이프, 파이어폭스 등과 같은 그래픽 브라우저다.
1993년에 미국의 마크 안드레센과 에릭 비나가 개발한 모자이크는 그래픽 브라우저의 시작이다. 지금에야 능숙하게 인터넷익스플로러 아이콘을 누른 뒤 네이버에 접속하면 마우스 클릭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이는 웹과 그래픽 브라우저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만들어 낸 결과다.
3, 초고속인터넷 + 무선네트워크
인터넷에 접속해 조금이라도 속도가 느려지면 바로 해당 회사에 전화를 걸어 불평을 하는 우리지만 불과 10년 전인 98년만 해도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 미국 내 가정은 전체의 1%도 안 됐다. 국내에서도 하이텔과 유니텔, 나우누리와 같은 전화접속을 기반으로 한 PC통신이 대세를 이루고 있을 때다.
이렇게 취약한 인터넷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가정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와이파이(WiFi)로 불리는 무선네트워크 장치는 가정 내에 여러 대의 무선 인터넷 사용도 가능하게 했다.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USB 메모리 장치처럼 생긴 와이파이 기기를 USB 빈 공간에 꼽기만 하면 닌텐도와 PSP, 아이팟 터치 등에 내장된 무선 인터넷 기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4, 클라우드 컴퓨팅 + 아마존 킨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만 접속돼 있으면 어떤 컴퓨터를 이용해서도 자신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구글 닥스(Google Docs)’의 경우 사무실에 있는 PC에서 문서 작업을 하다 이를 저장한 뒤 집에 있는 PC에서 이를 불러내 작업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다. 네이버 메일을 사무실 PC와 집 PC에서 모두 열어볼 수 있는 것도 클라우딩 컴퓨팅의 하나다. 기업으로서는 비용 절감에 만점이다.
컴퓨팅 세계가 인터넷에 중심을 두면서 PC에 대한 제약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PC보다 작고 값싸며 들고 다니기 좋은 PC를 원하면서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마존의 킨들과 같은 제품이 등장했다.
5, 값싼 HDD + 이동식 메모리 장치
IBM이 1956년 ‘RAMAC’이라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처음 개발했을 때 저장용량은 5메가바이트(MB)에 불과했다. 가격은 5만달러(약 5000만원)로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쌌다.
최근은 테라바이트(TB) 시대가 열리고 있다. 1TB는 1000GB를 뜻한다. IBM RAMAC의 20만배에 달하는 저장용량이다. 물론 가격은 20만원 안팎이면 충분할 정도로 떨어졌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HDD뿐 아니라 작고 가벼운 플래시메모리 제품의 가격도 싸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음악과 동영상을 아이팟이나 PMP 등을 통해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플래시메모리에도 테라바이트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6, 블로그 + 구글 애드센스
블로그라는 용어가 아직도 낯설은 사람이 많겠지만 블로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주요 수입원으로 등장했다. 인기 있는 블로그에는 광고가 붙으면서 미국의 경우 2006년에 5만명의 블로거들이 광고 수입으로만 5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구글의 애드센스다. 2002년에 도입된 애드센스는 클릭 수에 따라 해당 블러거들에게 광고료를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인기 있는 블로그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이를 클릭하면서 구글 검색 결과에 나오는 빈도가 높아지고 트래픽과 클릭 수가 늘고 링크가 많아지면서 결과적으로 돈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7, MP3 + 냅스터
1990년대에 개발된 MP3 기술은 같은 품질의 음악을 보다 작은 용량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든 장치다. 1997년에 윈앰프가 보급되면서 CD의 음악을 MP3로 변환하는 것이 쉬워졌고 이후 첫 MP3플레이어가 세상에 나왔다. 소니의 워크맨처럼 걸어다니면서 MP3 음악을 듣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1999년 P2P 방식을 통해 음악을 공유하는 냅스터라는 사이트의 등장은 이를 더욱 확산시켰다. 냅스터의 등장은 음반 산업을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방식을 CD에서 MP3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소리바다가 MP3 음악 공유를 통해 MP3 확산에 기여했지만 아직까지 음반 불법 복제 문제 등에 대해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8, 오픈소스 + 웹 도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비스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대신 리눅스를 PC의 운영체제로 선택한다면 약간의 비용만 내도 충분하다. 리눅스는 소프트웨어의 주요 코드가 공개된 오픈소스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리눅스의 채택으로 가난한 아프리카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PC를 공급하는 OLPC 운동도 가능해졌고 아수수의 EeePC도 보다 싸고 간소한 형태로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오픈소스는 아파치와 제이보스, MySQL 등의 웹 도구를 만나면서 보다 풍요해지고 있다. 참여 공유 개방을 모토로 하는 웹 2.0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러한 오픈소스의 바람은 계속될 전망이다.
9, 유튜브 + 값싼 디지털 캠코더
국내에서는 판도라TV나 다음 TV팟 등이 사용자제작동영상(UCC)시장을 점령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은 유튜브에 푹 빠져있다. 미국의 경우 점유율이 60%를 넘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임정현씨가 캐논 변주곡을 기타로 연주하면서 전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바 있고 해외에서도 유튜브를 통해 자기의 장기를 동영상으로 올리면서 깜짝 스타가 된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를 유튜브와 CNN이 공동으로 중계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튜브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것은 디지털 캠코더 가격의 하락에서 찾을 수 있다. 수백만원에 달하던 캠코더가 이제는 손바닥 크기로 작아지고 가격도 200달러도 채 하지 않을 정도로 떨어졌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에서도 동영상 기능이 지원되면서 유튜브의 동영상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10, DVR + 비디오 온 디맨드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TV 프로그램을 녹화하기 위해서는 비디오테이프를 준비한 뒤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이를 녹화해야 했다. TV 편성표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해결한 것이 미국에서는 티보(TiVo)라 불리는 DVR(비디오레코드장치)이다. 1990년대에 등장한 티보는 원하는 방송을 자동으로 녹화해준다. TV 프로그램 사이에 들어가는 광고를 건너뛰면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녹화 방식도 간편하다. 최근에는 원하는 방송을 원하는 시간에 직접 틀어주는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의 서비스도 나오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TV 방송을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출처 : 매경이코노미 제1450호(2008-04-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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