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 신충우 파일 298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

 

여기에 나오는

심심한

심심하다가 원어이다

 

심심하다

형용사로 여러 가지 뜻이 있다.

1,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2, 음식 맛이 조금 싱겁다.

3,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

 

3,의 경우는

한자어 심심(甚深)에서 온 말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한국어는 참 어렵다.

며칠과 몇 일, 에요 예요, 뵈어요 봬요,

사이시옷, 띄어쓰기,

그리고 수많은 한자의 동음이의어들까지.

모든 사람이 이걸 다 알 수는 없다.

그리고 그래야만 할 이유도 없다.

 

최근 한 업체가 심심한 사과라는 글을 올린 뒤,

일부 젊은층에서 심심하다의 해석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문해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부터,

굳이 어려운 한자어를 써야 하느냐는 반박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 웹툰 작가의 사인회 예약에 오류가 생기자

주최 측이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심심한 사과라는 말을 두고

SNS에선

꼭 그렇게 썼어야 했느냐”,

하나도 안 심심하다는 등 항의글이 폭주했다.

심심한의 뜻을 깊고 간절하게가 아닌,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로 잘못 풀이해 벌어진 일이다.

 

심심한이라는 말이 거슬렸더라도

맥락을 생각해보고 한번쯤 뜻을 찾아봤다면

이런 논란이 생기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하는

사과의 말씀은

사적인 언어가 아니므로

투명하고 들었을 때

오해의 여지가 없는

공공언어를 쓰는 것이 좋다.

 

이 논란에 대해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상진은 “(표현을 모르는 이들에 대한)

조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오상진은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뒤늦게 올려보는 문해력 논란에 대한 나의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상진은 “‘심심한 사과의 말이

며칠 전 트렌드를 뜨겁게 달궜다라며

기본적으로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빠른 인터넷의 보급으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적응의 속도는 빠른 반면,

문해력 순위는 계속 밀려나고 있다.

OECD내 순위는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오상진은 문제는 지나친 자기 확신과

뭘 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오만이

부딪혔을 때 발생한다

고객을 상대하는 업체가

사과를 하면서 조롱할 이유는 없다.

심심한이란 말이 거슬릴 수도 있었겠지만,

순간의 화를 누르고 사전을 한번 찾아봤다면

이런 갈등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조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마이클 샌델은 학식을 갖춘 이들의 거드름과

무시가 사회의 갈등을 격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한 번 더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태도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언어는 변화하기 마련이다.

한 단어가 가진 의미는 시대에 따라

천차만별의 의미를 가진다,

용비어천가에서

어린 백성은 나이 어린 아이들이 아닌

한자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었고

표준어가 된 물방개는 사투리였으며

과거에는 짜장면은 자장면으로 써야만 했다.

 

기성세대는

신세대가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세대간에 언어단절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신충우, 2022

 

 

요즘의 신세대는

MZ(Millennials and Gen Z)세대로,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로

플랫폼에서의 재미 간편함을 추구한다.

 

X세대에서 나온

신세대(新世代)

N(Net Generation)세대를 거쳐 MZ세대에 와 있다.

 

X세대라는 말은

1991년 캐나다 작가 더글라스 커플랜드의 소설

‘X세대, Generation X’에서 유래됐다.

 

기성세대는 습관적으로

어려운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고

신세대는 디지털환경에 맞는

축약된 인터넷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문맹 컴맹 넷맹

 

필자는

IT기자출신의 70대 문필가로

양세대의 용어를

비교적 많이 아는 편이지만

낯서른 용어나

의문이 가는 용어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사전을 찾아보고

어원을 확인해 본다.

 

 

<‘연구가/작가 한재 신충우> 

 

이글루스 등재 : 2022/08/25

티스토리 이전 : 2023/06/12

 

Posted by 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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